환경

사라지는 개구리(뉴스 한국 )

신상호 2012. 12. 18. 08:33

바나나가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고 앞으로 10년 후면 사라지리라는 얘기를 들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놀랄 것이다. 슈퍼마켓에 가면 여전히 많이 눈에 띄기 때문에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럼에도 엄연한 사실이다. 큰 바나나를 생산하기 위해 표준화된 바나나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소규모 재배 지역을 휩쓸면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결핍됐다. 바나나의 위협은 ‘단일재배는 조만간 부득이 멸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성을 띈 사례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프란츠 M. 부케티츠 교수는 저서 ‘멸종 사라진 것들’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 거대한 재앙으로 발전했다고 지적한다. 부케티츠 교수가 앞서 언급한 ‘바나나 멸종 위기’에 인간을 대입하면 이해가 쉽다.

그는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 하나의 거대한 자연의 재앙으로 발전했다”고 말하며, “인간은 다른 종들을 밀어내고 그 생활공간을 점령하면서 자신의 종을 끊임없이 증식시키고 있다.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지속되어온 역사, 수백만 년에 걸쳐서 생성되어온 고유한 생물체의 형태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바나나의 멸종도 상상하지 못하는 현 시점에서 인간의 멸종은 받아들이기 힘든 ‘가정’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현재 진행형인 양서류의 죽음이 개별적인 죽음을 넘어 거대한 죽음으로 인간의 멸종을 겨냥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환경의 지표 종으로 알려진 양서류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미 지구 대멸종기를 암시한다는 것이다. 결국 죽어가는 양서류는 인간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삼림면적을 기준으로 봤을 때 1년 동안 전체 생물종 중 27500종이 사라진다. 하루 동안 74종 매 시간 3종이 사리지는 셈이다. 이 가운데서도 유독 양서류의 멸종 속도는 다른 종에 비해 빠르다.

국내 양서류 분류 체계 정리에 주력하며 북방산개구리와 계곡산계구리가 다른 종임을 밝힌 (주)에코캠프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소장은 “현재 양서류 멸종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한 마디로 대멸종기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양서류 감소현상이 확인된 것이 1970년대 초부터라고 말한다.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해, 호주를 중심으로 멸종이 시작됐고, 이후 1980년대부터 전문가들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양서류 감소는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는데, IUCN(국제자연보호연맹)의 보고에 따르면 2008년까지 세계 양서류 전체종 6,260종 가운데 32.4%에 해당하는 2,030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고, 42.5%의 종이 개체 수 감소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1500년대 이후 38종의 멸종이 확인되었고, 1980년대 이후 120종이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후반 약 30년간 양서류 가운데 32.4%가 멸종위기에 처했는데 이는 조류의 12%, 포유류 의 21%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고 말하며, “과거 3억 5천만 년 동안의 평균 멸종 비율을 훨씬 상회한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 양서류 멸종에 ‘치명타’
양서류 멸종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원인이 다양하다는 것은 해결책이 간단치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소장은 각종 원인 가운데 대표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기상이변으로 인해 가뭄과 홍수가 극단적으로 반복되는 등 강우패턴에 변화가 생겼는데 이는 물에 의존해 번식하는 양서류에게는 치명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번식기가 돼 개구리가 알을 낳았지만 예상치못한 갑작스런 폭우로 알이 다 떠내려갈 수 있다.

게다가 기온이 상승하면서 양서류의 서식처인 습지가 소실되거나 피부가 건조해져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피부로 물과 공기를 빨아들였다가 내뿜는 양서류의 경우 저항력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병원균에 노출될 경우 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온도가 올라갈수록 지금까지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병원균이 양서류를 공격할 수도 있다.

단적인 예가 항아리곰팡이다. 개구리가 항아리곰팡이에 노출될 경우 호흡곤란을 일으켜 죽음에 이를 수 있는데 치사율은 90%에 달한다. 실제로 1990년대 파나마에서는 이 항아리곰팡이로 인해 황금개구리가 전멸하다시피 했다.

이 밖에 녹지와 농지의 감소, 도로 개발로 인한 이동통로 단절 역시 양서류의 생명을 위협한다. 황소개구리와 같은 외래종에 의해 토종개구리가 잡아먹히는 것도 이유다. 오존층 감소에 의해 증가한 자외선은 양서류의 알과 유생에 정상적인 발생과 변태를 저해한다.

김 소장은 “양서류의 멸종 현상이나 비정상적인 개체의 출현을 통해 지구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빨리 자각해야 한다”고 말하며 “생태계 중간자 역할을 맡고 있는 양서류 멸종이 가속화될 경우 생태계의 연쇄적 파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부케티츠 교수의 말처럼 지난 수백 년 이래로 이 지구상에서 가장 엄청난 대량 멸종이 벌어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양서류의 멸종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먹이사슬을 타고 포식자에서 다음 포식자로 무섭게 번지고 있다. 죽음으로 경고하는 양서류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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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CO2를 줄이자는 환경 캠페인 활동의 일환으로 시청에서 제작한   팸플릿을 나누어 주는 등  계몽활동을 하고 온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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