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05년 이전)

소백산 비로봉(05. 2. 20)

신상호 2009. 8. 3. 16:28

2005. 2. 20. 일 요일
소백산의 주봉인 비로봉(1439.5m) 정상과 능선은 계곡을 타고 불어오는 강풍과 한파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지난해 겨울산행은 그런대로 정상에서 사진을 담아왔고 봄은 철쭉과 인파의 행렬에 취했었는데 )

선두 열에 서서 정상을 밟았고 사진 찍기 위해 30분을 기다렸지만
콤팩트 디카는 작동불능, 안면 마스크를 벗어난 얼굴부위는 찢어질 듯하고
손발이 꽁꽁 얼어 다시는 지탱할 수 없는 처절한 마음과 함께 살기 위해서 포기하고 하산해야 한다는 생각뿐 ^^*

이럴 수밖에 산행을 앞두고 전날 예비사위(4월 3일 결혼 예정)와 가족 모두 밤늦게까지 게임(볼링)한 게 무리였다.

수면부족에 아침 부실하게 먹었으니 차 멀미하며 추위까지 나를 힘들게 한 산행이었다.
오늘처럼 죽음의 공포에서 위급한 생각을 하는 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느낌을 적어갑니다.

비로봉 오르기 전 간단한 요기를 하고 강풍에 대비해서 안면 마스크 귀마개를 하고 뒤를 돌아보며 한 컷

주목 군락지에서 한 장면 누르니 자동으로 디카는 off
(광학 장비도 맹추위에는 속수무책) 비타민 님이 사진 부탁했는데 찍어드리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주목은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산다고 할 만큼 목재가 단단하다.
최근 접한 내용으로 60년생 주목 한 그루면 한 사람의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물질을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대피소 뒷벽에 칼바람을 피하며 내려오는 길은 "극한 속에 여유랄까?" 칼바람을 벗어날 수 있어 좋았고
알 수 없는 낯선 인파 속에 묻혀 내려오는 장면도 잊지 못할 "혹한기 겨울산행"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감사 / 축하 -
2월 정모 일정을 정하고 준비하며 걱정한 임원진 여러분에게 감사드리고 평소 산을 사랑하고 애착하며

끈끈한 산사랑 애를 보여준 몇몇 회원들이 임원진으로 발탁되었음을 마음속으로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끝으로, 아픈 몸으로 우정을 담아 맛깔스런 김치찌개를 끓여준 청암 님, 황바우 님, 궁예 님 쌩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