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안성-동원령-백운봉-중봉)09.12.17
12월로 접어들어 가장 춥다는 일기예보는 칠연폭포에 들어서면서 실감하게 되었다.
콤팩트 디카를 꺼내 몇 카트 찍지 않았는데 방전상태라니?. ㅠㅠ
산행 초입부터 사람 보기가 어렵고 진눈깨비가 쌓인 눈길 위에 산짐승 발자국이 일정한 간격으로 뛰어
내려온 흔적이 보일 뿐 적막하고 을씨년스런 느낌, 겨울 산행은 이래서 좋다. 추위를 친구삼아 뚜벅뚜벅 뽀드득뽀드득
오늘 산행의 목표는 향적봉을 지나 설천봉!
3시간 30분이면 오르고 3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으니 변수만 없다면 할 수 있겠지
칠연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여름 장마 이후 계곡과 구분이 되지 않아 미끄럽고 구간마다 위험했다.
국립공원이 무료입장하면서 발견되는 현상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속리산도 사찰 측에만 거금을 내고 입장하지만
정녕 문화재만 관리할 뿐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등산로 계단은 유실된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한 적이 있음)
몇 번 넘어질 뻔하면서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도 했다.
동원령에 도착하면서 설천봉에서 곤돌라를 타고 안성매표소나 남덕유산 방향으로 가는 산객을 만나지만
날씨가 매서워 깊게 눌러쓴 두건과 마스크로 인사 나누기가 힘이 든다.
뭐 때문에 저렇게 쫓기듯 산행을 할까? 본인도 예전엔 산악회 따라다니며 저렇게 했지(특히, 고산 겨울산행은)
배낭 속에 따뜻하게 보관해뒀던 DSLR을 꺼내 찍는 것도 잠시일 뿐 손이 시려서 힘이 든다.
능선에서 맞이하는 칼바람, 구름 속에서 내민 따뜻한 햇볕은 산야를 시시각각 변하게 한다.
겨울산행 중에 맛볼 수 있는 백미 중의 하나가 영하 날씨에 빚어내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바위에 바람을 피하며 점심을 먹는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겨울 산행이지만 무사히 내려온 안도감에 스트레스는 씻은 듯이 사라지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국도를 따라 복귀한다.
200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