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대전역 봉사 4일차

신상호 2010. 11. 12. 10:07

집을 나서는데 소낙비가 내리 퍼붓는다.

103번 버스 승차, 오늘따라 탑승객 많고 자리도 없어 도착시각까지 서서가니 피곤하다.

 

봉사 시작하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역전시장 부근으로 돌아오며 나만의 시간 보내기를 한다.

분주한 시장 손님들의 모습은 언제 봐도  생동감이 넘친다.

다른 재래시장에 비해 시내와 시골의 인파가 혼잡을 이루는 곳이라 더욱 실감이 나는 곳

 

나이가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 아주머니 아저씨,

검정 비닐봉지 한두 개 들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보면 70년대가 생각나기도

 

백화점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 활성화에 노력한다고는 들었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대기업이 독점하는 기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골목시장을  어느부분까지 활성화시키기위해 머리를 맞대면 해결되지 않는 일도 없으련만

 서로 밥그릇 싸움질할 때가 아니다.

불과 몇십년사이에 놀란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해 놨으니 유지하고 계승발전? 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같이 순찰하던 님이 손녀 얘기를 들려주신다. "조금전 며느리한테서 전화 왔는데

손녀딸 (중3)이 전국미술 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단다.

어릴때 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었는데( 며느리 전공) 초등학교 때부터 수차례 상을 받았는데 오늘 또 상을.

축하한다는 말 전하고 이런저런 얘기. 어제 말로 내일은 다른 업무가 있어 못 오니 오늘 헤어지니 아쉽다라고.

 

4일간  정. 70이 넘은 고령이지만 참 세상을 곱게 착하게 정직하게 사신분이라는 느낌이 기분을 좋게 한다.

30년 넘게 공직 생활 후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

 

4일차, 동광장 밤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색다른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팡이를 짚고 하나 둘 나타난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자기들만의 얘기를.

듣고 보니 매주 목요일 8시에 작은 단체에서 이곳에 라면을 제공한다며  오늘은 몇 개를 먹을까?

 

지난번은 5개나 컵라면을 먹었는데 끓인 라면은 괜찮은데 자고 나면 컵라면은 속이 불편하다는 둥

그들만의 나누는 얘기는 어딘가 모르게 낯설고 귀에 익숙하지 않다.

 

야간 급식 약속시각이 다가오면서 어둠속에서 한사람씩 나타나는데 모습이 초췌하고

수염. 몰골이 좋아 보이지 않은 노인들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중년의 다가오는 모습은 밝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빨리 먹고 자리를 떴다.

 

멀쩡한 차림에 사람도 있었다. 이들의 직업이 궁금했지만, 물을 수 없었고  눈치가 안 보이게 사진을 찍었다.

플래시  안터지게

 

아무튼 그들과 또다른  사람?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저 멀리서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모습은

변화하는 도심 속에 어두운 또 한편의 그림

 

'온 거 같다' 시각 장애인이 봉고차의 소리를 듣더니 제일 먼저 낌새를. 대단한 청각.

줄을 서서 담아준 컵라면을 들고 돌의자. 나무 벤치에 의지하며 맛있게 먹는다. 라면 물까지 후루룩.

라면을 받아 멀리 안 보이는 곳에 가서 먹고 오는 사람도 있다. 이유가 뭘까? 계란? 김치?술?

 

"가실 때 저 서광장으로 넘어가는데 엘리베이터 타는 곳 좀 데려다 주세요." 예 그러지요 "

 

대답은 줬는데 잊고  데려다 주지 못했다.

먹고 나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지 모두 불과 시작시각 30분이 지나자 모두 자리를 떠나고

남은 컵라면을 봉사단체요원들이 시식하고 계셔서 다가갔다.

 

" 참 좋은 일 하시네요. 언제부터 하셨어요? 저희도 봉사하고 있는데."

 

"작년 2월 1일 부터 매주 한 번씩 하고 있습니다" 

 

단체는요?.

"네  작은"

 

'나눔은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는 말이 생각난다.

 

동광장은 서광장에 비해 어둡고 사람 통행이 적어 매표소를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의 연상이

이곳에 화장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오늘도 우리가 보지 못한 지구촌 곳곳에는 아니 대전의 곳곳에는 평범한 일상과

다른 삶의 현장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세상 참 넓고 복잡하다 라는 생각이

 

 

 

  내게 부탁한 시각 장애인이 우측에서 먹고 있고 모자 눌러쓰고 앉아 계신  나이 많은 시각 장애인.

     기다리면서 늙으신 분이 의자에 묻어있는  빗물을 닦아주며 20분은 기다려야 하니

여기 앉아 하며 지팡이를 두드리는데(소리듣고 찾아오라며)

 

  젊은이 "추워서 안 앉을래요. (어눌한 말씨로) 정상(젊은이와 말이 통하고 술을 좋아하는 친구 이름 )이 오면 좋은데 라고

  요즘 어디 가서 뭐 하는지 몰라 왜 집을 나갔는지 주인한테 쫓겨났다는 말도 있고 " 혼자 말로

 

 

 

 

                                                            라면에 둥근 단무지까지... 

 

 

                 젊은 대학생, 중년의 남성들.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온 듯한 봉사단체원

                 빨간 통은 남은 국물을 담는 통인데 국물이 없다.

              오늘 날씨가 싸늘 해선가 모두 마셔서. 다른 날은 천막도 치고 사람도 많다고 하던데.

 

                 내일은 봉사 5일이 되는 날, 

 오늘도 아름다운 세상, 따뜻한 나눔이 함께 하는 세상을 그리는 바람으로 버스를 타다.

 

참고 ; G20 야간 자원봉사 2010.1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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