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모란 꽃을 보며 시를 음미해 보세요.

신상호 2015. 5. 20. 14:55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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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소 : 대전 동구 신촌동 362-5 팡시온 카페

 

땅 위의 아름다움이란 아무리 아끼고 보존하려 하여도 영원할 수가 있을까?. 태어난 것은 언젠가 죽어야 하며, 피어난 것은 마침내 떨어져야 한다. 태어남과 피어남이 기쁨이라면 죽음과 떨어짐은 슬픔이다.

 

이른 아침, 꽃 사진을 찍으며 문득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서정시가 생각나 이곳에 옮겨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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