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1심재판으로 본 삼성그룹 개혁 문제
경영권 불법 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전무가 증인으로 나란히 한 법정에 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20일간 지속되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1심 재판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 재판장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기소를 한 특별검사가 오히려 피고인인 이건희 전 회장을 아예 배째라는 식으로 감싸고 도는 웃지 못할 행태도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양식 있는 재판장이라면 특별검사의 이런 난행이 재판정을 모독하는 행위로 용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재판장은 변호인과 증인은 물론 특별검사조차도 쩔쩔매게 하는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고 합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7월 2일 법정에서 재판부가 삼성계열사 가운데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계열사가 어디인지를 묻자 이건희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건희 전 회장은 삼성생명은 미래에 중요하며,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세계 1위 제품을 11개나 생산하는 삼성전자를 다시 만들려면 10년, 20년 가지고는 안 된다며 눈물까지 보였다고 합니다. 한국 최고 재벌그룹의 오너가 법정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니 기묘한 생각이 듭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삼성은 한국 경제발전의 한 축을 이루어왔습니다. 특히 이건희 전 회장이 말한 것처럼 삼성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만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최고경영자로서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 능력도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경의를 표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장래를 걱정하는 많은 국내외 경제전문가들과 국민들이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 오너일가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은 결코 삼성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반대한다든지 또는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하거나 재벌 오너 일가에 대해 배가 아프기 때문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 오너일가가 민주주의 법질서와 경제를 구분하지 못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건전한 시장경제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는 왜곡된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국가의 기본질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X파일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은 차떼기로 불리는 대선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되어 대국민 사죄를 했습니다. 또 에버랜드 불법 전환사채 사건과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에서 볼 수 있듯이 삼성그룹의 왜곡된 지배구조 유지와 정당하지 못한 사업 확장을 위해 여야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이 언론과 정부관료, 법조계 등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불법적인 뇌물을 제공하고 알게 모르게 회유와 협박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려고 해왔습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 내용은 이미 거의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실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 오너일가의, 국가권력을 초월한 시대착오적인 제왕적 행태에 대해서는 이미 대다수 국민들이 다 인지하고 있는 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문제 삼을 것이냐 문제삼지 않을 것이냐 또는 문제 삼아서는 안 되는 것이냐의 논란만이 반복되었을 뿐입니다. 그런 가운데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이건희 전 회장 오너일가의 초법적이고 제왕적 불법행위도 보고도 못 본 척 눈감아 주어야 한다든지, 알고서도 모른 척 해주어야 한다는 이상한 주장이 극우적 이데올로기에 편승하여 한국 사회 전반을 짓눌러 왔습니다. 그로 인해 한국 사회 전체가 엄청난 갈등과 대립의 기회비용을 치러 왔으며, 한국 사회가 모험과 도전으로 넘치는 창조적인 경제,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기회가 가득한 시장경제를 향해 앞으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편법을 동원한다 한들 세상의 거대한 변화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미 세계 경제는 아주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 되어 모든 경제적 행위나 기업활동 그리고 법질서 등이 국제적으로 통일되어 가고 있습니다.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덤핑행위로 막대한 과징금과 형사적 제재를 받았다는 사실은 이미 삼성그룹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선진국 수준의 법질서 준수 및 지배구조 개선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미FTA 졸속 추진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정부 스스로도 생각없이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런 한국의 기득권 지배계층이 한국 재벌의 지배구조만 법질서를 초월하여 시대착오적인 제왕적 행태를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 주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나 여야 정치권 그리고 정부관료들의 입에서 그런 황당한 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기가 막힌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재벌은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정부관료 그리고 언론과 사법부 등 한국 사회의 기득권 지배계층은 한국의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발전은 안중에도 없이 극우적인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채 삼성그룹을 앞세워 정경관언 및 사법의 시대착오적인 유착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온갖 반칙과 편법을 자행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굳이 내부적으로 서로 갑론을박을 하지 않더라도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의 시대착오적이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제왕적 과오에 대해서는 이미 전 세계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건희 회장이 은퇴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삼성그룹이 형식적으로나마 그룹 전략기획실을 폐지하고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를 표방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시대착오적인 제왕적 지배구조가 국제적 망신이자 웃음거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과 일부 언론 그리고 재계와 법조계 등 한국 사회의 기득권 지배계층은 여전히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의 초법적 불법 행위에 대해 덮어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과 같은 재벌오너를 건들면 한국경제가 망하며 모두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갈 것이라고 협박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삼성에게 알게 모르게 온갖 뇌물 관리를 요구했으며 앞다투어 관리 받기를 원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들은 경제와 법질서조차도 구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어떻게 다른지조차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전한 시장경제가 무엇인지 기본개념조차도 없는 무지한 자들입니다. 이들은 세계경제의 글로벌화가 무엇을 의미하며 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전혀 생각할 능력조차도 없습니다. 오로지 7,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시대착오적인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편향적인 극우적 이데올로기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말도 안 되는 자기식만의 시장경제 논리를 내세워 헌법적 법질서를 무시해도 상관이 없다는 식의 황당무계한 궤변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그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알량한 기득권과 눈 앞의 이익 챙기기만이 가장 중요한 자들일 뿐입니다. 이들의 안중에는 사실 국민도 애국심도 자식세대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도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들에게는 삼성그룹이든 이건희 전 회장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누구든 자신들의 기득권에 부합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이면 그만인 것입니다. 그래서 유리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달라붙고 불리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배신 때리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와 촛불집회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나는 안 그랬다는 식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태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물리면 자기도 죽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심지어 자신들의 정치 이념과 철학도 그저 하나의 기득권 챙기기에 방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자들입니다. 예컨대 이명박 대통령의 심복이라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90년대 초 민중당 창당 멤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욕을 이기지 못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과 철학을 버리고 180도 방향 전환하여 극우 이념세력으로 옷을 바꿔 입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자기들의 부끄러운 기회주의적 행태를 감추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더 극단적으로 극우 편향적이며 무지한 언행을 보임으로써 자신들을 합리화하려고 해왔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적 법질서를 무시하는 제왕적 행태를 보여 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글로벌화의 흐름에 맞추어 지배구조 개선을 해가지 않으면 더 이상 한국경제가 건전한 시장경제 발전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삼성그룹 스스로가 경영권방어를 주장하면서 4%에 불과한 이건희 전 회장 오너일가의 지분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공세를 편법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비록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는 하지만 한국경제의 일부일 뿐이며 한국경제 전체가 아닙니다. 삼성그룹이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상징적 의미는 지닐 수 있어도 한국기업 전체를 대표하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삼성그룹을 한국경제 그 자체로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그룹 그 자체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한국경제가 글로벌화의 변화 속에서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그룹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그 동안 노력해온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또한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이 경제와 법질서를 구별할 줄 알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이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여 앞으로도 계속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가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이건희 전 회장이 시장경제의 규칙과 법질서를 지키는 훌륭한 기업인으로서 자신의 대부분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MS사의 빌게이츠 전 회장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길 원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이 진정으로 21세기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법질서를 존중하고 올바른 시장경제 발전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한다면 우리연구소는 삼성그룹을 홍보하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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