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07년 이후)

황매산의 철쭉보다는 신선한 공기가 좋았다.(5.11)

신상호 2017. 5. 11. 23:00

 

2대에 버스에 승차한 인원은 80여 명, 이렇게 많은 사람이 움직일 때는 인솔자의 통제에 잘 따라야 한다.

11시 넘어 도착한 주차장은 만차, 많은 버스와 차량으로 다소 어수선하고

 

셔틀버스 기다리는 사람, 화장실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복잡한 가운데

인솔자는 도시락을 나눠주고 군락지에서 만나는 시간을 알려주며 각자 오합지졸 출발했다.

 

우리 일행은 나눠준 도시락을 가까운 곳에서 나눠 먹고

군락지를 향해 올라가기로 했지만, 체급이 달라 이마저 함께 행동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약속 시각에 모두 합류하기가 여러웠지만,

 

오랜만에 찾은 황매산 넓은 뜰에는 시기가 지난 철쭉이 시선한 바람과 함께 찾는 이들은 말없이 맞이해주고 있었다.

누군가가 그랬다. "산은 이런 맛에 찾는 거라고..."

 

맑은 공기 속에 '수와진'의 정겨운 목소리가 들렸다. 몇해 전 문경세제에서도 봤었는데...

 

 모처럼 떠난 산행, 오가며 음주.가무가 없어서 무엇보다도 좋은 하루였다.

 

 

 

 

 

그 꽃 (시인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못한 그 꽃"

 

 

 

 

 

 

올라갈 때는 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오로지 정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에

 

미처 볼 겨를도 없었고 숨이 차고 힘들어서

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참 아쉽습니다.

 

 

 

 

 

 

 

 

올라갈 때 보였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기도 하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어떤 모양인지 무슨 색깔인지

 

자세히 보면서 그 꽃들과 대화도

나누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내려올 때에야 보였습니다. 목표를 다 이루고 난 후 천천히 내려오니

그 때서야 보였습니다. 내려올 땐 그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인데 그래도

 

여전히 꽃들과의대화는 어려운 일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그냥 스쳐 지나가고야 마는 순간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성취만을 위해서 일만 바라보고 부지런히

올라갈 때에는 주위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난 이후에 내려갈 때에야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꽃은 그대로일지 모르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은 올라갈 때 보지 못하면 그렇게 사라지는 겁니다.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다시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소중한 사람들은 다시볼 수 없습니다.

올라갈 때 만나십시오 올라갈 때 챙기십시오

 

올라갈 때 보살피고 쓰다듬어 주십시오

주위의 그 소중한 사람은 내려갈 때는 이미 없습니다.

 

 

 

 

 

 

 

 

올라가는 기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때론 다른 사람들에게 뒤쳐지더라도

행여나 끝까지 못 올라 갈지라도 꽃보다 아름다운 주위의 사람들만은

 

당신은 보고, 만나고, 대화화고, 살피고, 챙기십시오

사람이 꽃보다 아릅답습니다

 

꽃향(꽃향기)는 백리를 가지만 인향(사람의 향기)은 만리를 간답니다!

주변의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 말고 이어가세요. ( 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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